로스쿨은 과도한 고시 낭인 문제를 해결하고, 교육을 통해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면서 법조 카르텔을 타파하려는 목표로 2009년 도입됐습니다. 하지만 17년 후 법학교육이 변호사시험 합격에만 종속되고, 고액 등록금으로 인한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면서 초심이 흔들리는 중입니다.
로스쿨 도입 전 법조인 양성의 문제점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까지 한국 법조인 양성의 병목은 ‘고시 낭인’ 현상이었습니다.
사법시험은 연 1회만 실시되고 합격선이 매우 좁아서, 시험 준비에만 몇 년을 보내는 수험생이 수만 명에 달했어요. 이들은 시험 떨어지는 경우가 반복되면서 사회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못했고, 이는 사회적 인력 낭비였습니다.
또한 ‘기수 문화’ 라고 불리는 법조인 간의 수직적 위계와 네트워크가 공고했습니다.
- 같은 사법연수원 기수에 속하면 졸업 후 50년간 선후배로 연결돼 법조계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침
- 이 기수 문화가 변호사 선임이나 법관 인사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해서 ‘법조 카르텔’이라 비판받음
- 이론적 교육 없이 단순히 시험 준비만 반복되는 구조
이런 문제들이 한국 법조계의 혁신을 방해한다고 인식되면서 전면적 개혁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2009년 로스쿨 도입, 3가지 핵심 취지
2009년 한국은 미국 법학교육 모델을 채택하여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제도를 도입했습니다.
취지 1: ‘교육을 통한 법조인 양성’
기존 사법시험의 단순 암기 중심에서 벗어나, 대학원 단계에서 실무 교육과 이론을 균형 있게 학습하는 것을 목표로 했어요.
- 법학 기초 이론 강화
- 임상법학 등 실무 경험 교육
- 글로벌 경쟁력 있는 법조인 양성
취지 2: 계층 간 기회의 공정성
기존 사시는 경제력과 무관하게 누구나 시험으로 도전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었어요. 로스쿨 도입 시에도 이 ‘공정한 기회’ 원칙은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응시 가능한 사시의 장점 보존
- 대신 로스쿨은 다양한 전공자를 모집 (법학전공자만 아님)
- 비수도권 학생과 저소득층을 위한 장학 확대
취지 3: ‘기수 문화’ 타파
로스쿨 졸업생들이 바뀐 교육 환경 속에서 더 horizontal하고 개방적인 법조 문화를 형성하도록 기대했습니다.
- 변호사 선발이 시험 능력 중심 → 이전의 선후배 위계 감소 예상
- 다양한 배경의 인재 유입으로 기득권 네트워크 약화
- 국제적 기준의 전문성 중심 문화 정착
17년 후, 도입 취지는 제대로 살아있는가
로스쿨이 도입된 지 17년이 지난 2026년 현재, 도입 당초의 취지들이 어디까지 실현되고 있는지를 살펴봅시다.
문제 1: 교육 목표 훼손 — 변호사시험 중심 교육화
현실: 입학 초부터 변호사 시험 합격이 절대 목표가 되면서, 본래 ‘교육을 통한 양성’이라는 취지가 희미해졌어요.
- 임상법학과 같은 실무 교육은 변시 합격에 직접 도움이 안 되니 외면
- 대학 교육이 고시 학원화 → 로스쿨의 존재 이유가 흐려짐
- 한국법제연구원이 지적한 바: “법학교육이 정상화되지 못하고 있음”
문제 2: 기회의 불평등 심화 — 고액 등록금
현실: 로스쿨은 사시보다 훨씬 더 경제적 진입장벽이 높아졌습니다.
| 항목 | 비용 |
|---|---|
| 연간 등록금 | 약 1,447만 원 |
| 3년 등록금 합계 | 약 4,341만 원 |
| 생활비·교재비 (3년) | 약 3,600만 원 |
| 총합 (3년) | 약 7,941만 원 |
과거 사시는 돈 없는 사람도 고시촌에서 몇 년 공부하면 도전 가능했지만, 로스쿨은 7,900만 원을 미리 준비할 경제력이 필수라는 비판이 제기됩니다.
문제 3: 기수 문화 여전 — SKY 편중 심화
현실: 기수 문화가 사라진 게 아니라, 수도권과 SKY 대학 중심의 새로운 위계가 형성됐어요.
- 2026년 기준: 로스쿨 합격생 중 80% 이상이 수도권 4년제 대학 출신
- SKY 출신: 절반을 넘음
- 지방대 로스쿨: 입학정원 미달 상태 지속
도입 취지였던 ‘다양한 배경의 인재’는 오히려 감소한 셈입니다.
도입 취지 복원을 위한 현재의 논쟁과 제안들
로스쿨의 현실이 초심과 멀어지자, 2026년 현재 법조계와 정치권에서는 도입 취지 복원을 위한 대안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주장 1: ‘사법시험 부활’
배경: “로스쿨은 실패했으니 옛 사시로 돌아가자”는 주장입니다.
찬성 측
– 경제력과 무관하게 순수 능력으로만 승부하는 ‘공정성’ 확보
– 누구나 도전 가능한 ‘계층 이동의 사다리’ 복원
– 로스쿨의 실패 사례 (25개 중 16개 기준 미달 평가) 보완
반대 측
– ‘고시 낭인’ 양산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 재발
– 새로운 기수 문화 부활 우려 (법조 카르텔 재편)
– 기나긴 시험 준비로 인한 지방대 학생들의 더 큰 피해
주장 2: ‘변호사 예비시험’ 도입
개념: 로스쿨을 나오지 않아도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 시험입니다.
- 일본의 ‘예비시험’ 모델을 참고하는 절충안
- 연간 50~150명 정도를 추가 선발해 로스쿨의 한계 보완
- 사시 부활보다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됨
주장 3: ‘파트타임 로스쿨’ 확대
아이디어: 야간·주말 수업, 온라인 강의로 경제 활동을 병행하면서 입학 가능하게 하는 방안입니다.
- 직장인들의 진입장벽 낮춤
- 지방 거주자들도 온라인으로 참여 가능
- 로스쿨 정원 충원 문제 해결
2026년의 시점: 이 세 가지 주장이 정치권·법조계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으며, 도입 취지의 ‘공정성’을 어떻게 되살릴지가 법조인 양성 제도의 미래를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로스쿨이 애초에 왜 도입된 거예요?
A. 고시 낭인 문제를 해결하고, 교육을 통해 법조인을 양성하되, 기수 문화 같은 법조 카르텔을 타파하기 위해서였어요. 무한정 고시에 매달리는 사람들을 줄이고, 학부의 다양한 전공자들이 법대학원 교육을 받아 더 공정한 기회를 갖도록 한 것입니다.
Q. 17년이 지난 지금도 도입 취지가 살아있나요?
A. 부분적으로 흔들리고 있어요. 교육은 변호사시험 합격에만 종속되고, 고액 등록금으로 경제적 진입장벽이 높아졌으며, SKY 대학 편중이 심화돼 초기 목표인 “공정한 기회”와 “다양한 배경의 인재”가 구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Q. 로스쿨 3년이 정말 8,000만 원 가까이 드나요?
A. 네, 평균적으로 연간 1,447만 원의 등록금과 1,200만 원의 생활비·교재비를 합치면 3년에 약 7,941만 원이 소요돼요. 이는 사법시험(연간 고시촌 생활비 500만 원대)과 비교하면 훨씬 비싸 경제적 약자들에게 불리합니다.
Q. 지금 사법시험 부활 논의가 나오는 이유가 뭐예요?
A. 로스쿨이 도입 당초 약속한 “공정한 기회의 장”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는 판단이 커졌기 때문이에요. 경제력 없는 사람도 시험능력만으로 법조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시의 기본 취지를 다시 살리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Q. 로스쿨과 사법시험 중 어느 쪽이 더 공정한가요?
A. 둘 다 장단점이 있어요. 사시는 경제력 무관하게 시험으로만 승부하지만 고시 낭인 문제를 초래할 수 있고, 로스쿨은 교육을 통한 질 높은 양성이 가능하지만 고액 등록금이 진입장벽이 돼요. 2026년 현재는 이 둘을 절충하는 “예비시험” 도입이 현실적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